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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왼쪽)-야마구치 슌.
▲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류현진(왼쪽)-야마구치 슌.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투수 야마구치 슌이 메이저리그 도전 2년째 목표를 밝혔다.

야마구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2년 총액 635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야마구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으로 15승(4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며 리그 최다승, 탈삼진, 승률 3관왕을 차지하고 화려하게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그러나 첫 해 성적은 좋지 않았다. 야마구치는 60경기 초미니 시즌에서 17경기 구원 등판해 2승4패 1홀드 25⅔이닝 26탈삼진 17볼넷 평균자책점 8.06에 그쳤다. 선발 등판은 한 차례도 없었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26일 일본 지바 시내에서 ‘야마구치 슌 자선 드림 매치’를 개최해 야구 교실, 자선 경기를 진행했다. 야마구치는 이 자리에서 “올 시즌에는 17경기 모두 구원 등판이었기 때문에 내년 목표는 선발투수를 따내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야마구치는 “어떻게든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 선발 로테이션 안에 들어가야 한다.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야마구치가 선발 자리를 꿰찰 경우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토론토 내에서 아시안 빅리거 2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다. 토론토로서는 야마구치가 컨디션을 끌어올려 선발진을 두텁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좋겠지만 메이저리그 업계는 야마구치가 내년에도 불펜 자리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편 야마구치는 이날 포스팅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행이 결정된 니혼햄 파이터스 아리하라 고헤이에 대해서는 “미국이라는 다른 무대긴 하지만, 모두가 야구를 부흥시켜나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아리하라는 야마구치와 비슷한 2년 600만 달러에 텍사스로 향했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제보> gyl@spotvnews.co.kr

확대 사진 보기확대 사진 보기[서울신문]“저는 부끄럽던데요. 인삼공사 선수들한테 괜찮냐고 물어봤어요.”

김연경이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34점을 퍼부으며 팀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이재영이 65점을 합작하며 루시아 프레스코가 없는 공백을 공략한 인삼공사의 파상공세를 막아냈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3-1로 승리했던 흥국생명은 이날 풀세트 접전까지 갔다. 루시아의 이탈로 전력이 약해졌고, 상대도 철저히 대비하고 나온 모습을 보여줬다. 발렌티나 디우프는 이번 시즌 한 경기 최다인 45득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김연경은 “오늘 인삼공사가 대비를 많이 했다는 걸 느꼈다”면서 “상대팀이 우리를 밀어붙여서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마지막 승부처에서 조금 더 앞서서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는 소감을 남겼다.이날 크리스마스를 맞아 인삼공사 선수들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로 경기 전 선수들이 산타 복장을 하고 경기장에 나타난 것. 크리스마스지만 경기장을 찾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구단에서 준비한 이벤트다. 김연경은 네트 맞은편에서 인삼공사 선수들이 산타옷을 입고 소개받는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한국 스포츠 스타 중 걸크러쉬를 대표하는 김연경의 심정은 어땠을까.

김연경은 “나는 좀 부끄러웠다”면서 “크리스마스 경기가 우리 홈경기였으면 우리가 입었을 것 아니냐. 우리 홈경기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이어 “그래도 팬들을 위해서 한 것이니 팬들은 좋아하셨을 것 같다”면서 “크리스마스 음악이 흘러나온 건 좋았다”고 말했다.

산타로 변신한 인삼공사 선수들은 소개가 끝난 뒤 산타 복장을 다시 벗고 경기에 집중했다. 크리스마스 홈경기인 만큼 인삼공사 선수들은 팬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기 위해 이전 경기보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두 팀은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명경기를 펼치며 배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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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POP=조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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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련 인스타
차예련이 우아한 자태를 자랑했다.

배우 차예련은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콜라겐젤리 너무 맛있어여 우리모두 피부미인 되보아요”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차예련은 블랙 드레스에 검은색 힐을 신고 우아함을 한껏 뿜어내고 있다. 쇄골까지 내려오는 머리는 그녀의 세련된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녀의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은 주변 분위기까지 밝히는 듯하다.

한편 차예련은 배우 주상욱과 지난 2017년 결혼해 현재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더해 올해 초에는 KBS2 드라마 ‘우안한 모녀’에 출연한 바 있다.
popnews@heraldcorp.com

음모론 제기 “단순 판결 아닌 ‘저쪽의’ 반격”… “결론 내고 재판을 요식행위로 진행” 주장도

[미디어오늘 김도연 기자]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판사에게 “기득권이 반격하는 것”, “죽어봐라 이 새끼들아, 이런 식의 판결”, “결론을 낸 뒤 재판을 요식행위로 진행했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김씨는 지난 25일 공개된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재판부를 겨냥해 음모론을 제기했다. 김씨는 정 교수 선고에 대해 “단순한 법적 판단이 아니라 저쪽의 반격”이라며 진영논리를 끌어왔다. 판사가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조국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를 상징하는 얼굴이었고, 민정수석 법무부장관도 했고,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된다면서 죽어봐라 이 새끼들아, 이런 판결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방송에 출연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씨 발언에 “제가 (판결에) 감정이 섞였다고 말한 게 복합적으로 그런 걸 다 포함한 것”이라고 호응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는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증거조작 관련 15개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억3894여만원의 추징도 명했다.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판사에게 “기득권이 반격하는 것”, “죽어봐라 이 새끼들아, 이런 식의 판결”, “결론을 낸 뒤 재판을 요식행위로 진행했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유튜브 다스뵈이다.
▲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판사에게 “기득권이 반격하는 것”, “죽어봐라 이 새끼들아, 이런 식의 판결”, “결론을 낸 뒤 재판을 요식행위로 진행했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유튜브 다스뵈이다.

또 다른 출연자인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검찰이 한 사람 인생을 망가뜨리는 수사를 한 것에 대해 적어도 법원은 준엄하게 사법 통제를 했어야 한다”고 하자 김씨는 “제동은커녕 (재판부가 검찰과) 박자를 짝짝 맞췄다”고 했다.

김씨는 “판사가 (편파적) 언론의 보도를 즐기면서 그 운율에 맞춰 춤춰서 내린 판결”이라고 혹평했다. 김종민 최고위원도 “최근 중요한 정치적 판결에서 정치적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판사 1~2명에게 국민 기본권의 생사여탈을 맡기는 게 과연 올바른 사법인가”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신장식, 양지열, 신유진, 서기호 변호사 등 출연진과의 대화에선 “사모펀드, 권력형 범죄라고 했는데 다 무죄”라며 “남은 것은 (조민씨의) 고등학교 체험학습, 표창장 이게 다 유죄다. 법복을 입고 정치를 했다. 기득권이 반격하는 것이다.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 전쟁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정 교수의 사모펀드 비리 의혹 관련 업무상 횡령 혐의는 무죄라고 봤지만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으로 인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는 일부 유죄라고 선고했다.

김씨는 재판부를 겨냥해 “이번 사건은 재판이 진행되면서 심증이 만들어져 아 그렇구나 해서 나온 게 아니라 재판 시작할 때부터 결론이 난 사람이 재판을 요식행위로 진행했다”고 한 뒤 “잠재적으로 무서운 (대선) 주자가 될 수 있는 싹을 밑동부터 자르겠다는 것이다. 정치적 관점에서 보자면 가족부터 철저하게 박살내줄 게 이거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조국 전 장관의 각성을 부르는 결정”이라며 “정치인 조국의 탄생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정 교수 입시비리 혐의를 모두 유죄 선고한 데 대해서도 “그게 유죄면 그 시절 부모들 다 감옥간다”고 주장했다.

[토요판] 은유의 연결
첫 에세이집 낸 MBC 임현주 아나운서
금기 깬 ‘안경 아나운서’로 눈길
외모가 우선순위 아니라면서도
몸치장 중시해온 관행과 작별
‘덜 꾸밀 용기’ 대표적 인물로
임현주 아나운서가 12월9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아나운서로서 자신이 시도한 변화와 그를 통해 스스로를 곧추세울 수 있었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임현주 아나운서가 12월9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아나운서로서 자신이 시도한 변화와 그를 통해 스스로를 곧추세울 수 있었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임현주(35) 아나운서.

2018년 4월12일, 당시 <문화방송>(MBC) ‘뉴스투데이’ 진행자 임현주 아나운서는 국내 매체는 물론 외신에까지 이름이 났다. 여성 앵커의 ‘안경’은 10년차 아나운서의 자기 발언이자 방송계 성차별 구조를 드러내는 ‘언어’로 발신됐다. 어떻게 안경을 쓰게 됐냐는 세상의 물음은 외려 그를 각성시켰다. ‘하면 안 될 이유가 있을까?’

아홉살부터 키워온 아나운서의 꿈이었다. 단 한번도 아나운서의 경쟁력 1위가 외모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면서도 몸치장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는 모순된 생활과 그는 비로소 작별했다. 딱 붙는 원피스 대신 편한 재킷을 입었다. 덜 꾸밀 용기를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름다움에 대해 사유하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글을 쓰며 생각의 기둥을 쌓아갔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거점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누렸다.

하면 안 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최근엔 에세이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를 펴냈다. 선택받길 기다리는 직업에서 선택해나가는 작업으로, 존재의 방향을 튼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문화방송> ‘생방송 오늘 아침’ 진행을 마친 임현주 아나운서를 12월9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서 만났다. 아침 방송을 위해 오전 5시에 일어나 새벽 출근을 하는 그이지만 특유의 활기를 뿌리며 저자로서 첫 인터뷰의 설렘을 드러냈다.

큰 좌절에서 낸 용기 ‘다 필요 없고 나답게’
―아나운서는 하루 여덟시간 노동이 어떻게 지켜지는 거예요?

“굉장히 자율적이에요. 출퇴근도 자기 방송시간 기준으로. 저 같은 경우에는 아침 일찍 출근하니까 일찍 퇴근해요. 나머지 시간은 저를 채우는 시간으로 써요. 퇴근하고 나서 3시쯤 낮잠을 좀 자고 저녁에 다시 제2의 하루가 시작돼요.”

―시간을 쪼개서 글을 썼겠네요. 언제 출간 제안을 받았나요?

“안경이 이슈가 됐을 때 제안이 몇군데 왔었어요. 아직까지는 할 수 있는 얘기가 많지가 않고 안경 이슈에만 너무 집중이 되니까 거절했죠. 작년에 근속 5년 휴가를 받아서 한달간 여행을 했어요. 밤마다 글을 조금씩 썼는데 재밌더라고요. 올해 3월에 제안이 왔을 때 한다고 했어요.”

책 발간하면서 주체적 삶 강조독자에게 편견 안 주려 사진도 빼‘외모 일상평가, 여성 힘 무력화’경험에서 우러난 이야기 인상적

―인터넷에 ‘임현주’를 검색하면 아직도 안경 사건이 대부분 언급돼요. 어떠세요?

“기사 타이틀에 ‘안경 아나운서’라고 하면 항상 조금 부끄럽기도 해요. 이게 뭐라고, 계속 우려먹는다고 느낄 것 같은 거예요. 그게 나지만 나의 모든 것처럼 하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또 그게 저를 설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 떼려야 뗄 수 없겠죠.”

―그게 방송의 오랜 암묵적 합의를 깬 거니까 쉬운 일은 아니죠. 용기와 힘의 원천이 무엇이었을까요?

“아주 깊은 좌절에서 온 거 같아요. 전엔 누가 나를 칭찬하면 내가 잘하고 있구나 했어요. 남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죠. 내가 이 직업을 통해서 얻고 싶었던 게 뭘까 돌이켜보니, ‘신뢰 있는 앵커’라고 말했지만 그 안의 가장 큰 뿌리에는 유명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그래서 오히려 뭔가를 해볼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아요. 네네 하고 알아서 눈치껏 따랐죠. 그랬다가 어느 시기에는 뉴스를 그만두고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너무 불행한 거예요. 난 끝났나? 준비한 시간이 이렇게 길었는데, 내가 방송한 시간이 그에 비해 너무 짧고 허망한 거예요. 그때부터 오히려 진짜 끝이 아니라 정말 시작으로, 다 필요 없고 재미있게 나답게 해보자, 해서 능동적으로 많이 변했던 것 같아요.”

―아나운서는 맡은 방송이 없으면 출근해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음, 아나운서는 정말 직장인이에요. 출퇴근하면서 방송에 보이는 것 외의 일들을 하죠. 매시 정각에 라디오 뉴스도 하고, 또 우리말 연구회도 있고 팀별로 하는 일이 있어요. 평소에 자기를 채우는 자기계발의 시간을 가져야 하고요.”

―그 기간이 어느 정도 됐어요?

“한 1년 반쯤. 근데 간간이 방송을 해도 주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계속 기다리는 시간을 보내요. 아나운서의 메인 꿈은 방송을 하는 거잖아요. 자기를 표현하고 소통하는 즐거움이 너무나 큰 사람인데 아무것도 못 하니까 깊은 패배감과 자괴감 같은 걸 느껴요. 오히려 제 아래 후배들에게 기회가 가고, 2년간 뉴스를 진행했지만 그게 나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죠. 진짜 자존감이 너무 낮아졌어요.”파워볼사이트

―아나운서를 준비할 땐 기다림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정보가 없었나요?

“몰랐어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고. 누구나 이 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자존감이 있고, 나는 입사하면 당연히 내가 (롤모델이 있었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죠.”

임현주 아나운서가 인터뷰 중 웃어 보이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임현주 아나운서가 인터뷰 중 웃어 보이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나는 관상용 화초가 아니다
임현주는 2010년 부산·경남 지역 민영방송 <케이엔엔>(KNN)에서 아나운서를 시작했다. KBC 광주방송, <제이티비시>(JTBC)를 거쳐 2013년 <문화방송>에 입사했다. 여러 프로그램을 맡고 방송 경력이 쌓여갈수록 여성 아나운서는 ‘방송의 꽃’이라는 말이 단지 수사가 아님을 실감했다. 매스컴에서는 ‘여신 아나운서’, ‘베이글 아나운서’로 불리며 소비됐다. “그동안 드넓은 초원에서 여자 남자 구분 없이 똑같이 경쟁하고 협력하며 뛰다가 갑자기 관상용 화초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방송을 하고 있어도 언제 이 프로그램을 그만둘지 몰랐다. 시청률이 안 나와서 분위기를 바꿔보자 그러면 먼저 진행자를 교체했다. ‘꽃’은 다른 ‘꽃’으로 쉽게 대체됐다. 불안정한 근무 조건은 불안감으로 번졌다.

―중후한 남성과 젊고 예쁜 여성이 뉴스의 공식처럼 된 상황에서, 여성 아나운서에게 일찍 뉴스 진행의 기회가 오는 게 안 좋네요?

“맞아요. 구조적인 문제인데, 여자 앵커는 보통 20대에 기회가 오니까 성숙도가 쌓일 수 없는 거예요. 내가 뉴스 멘트를 바꿀 수 있을까 자신이 없고, 뉴스는 정확해야 하는데 틀리면 어떡하나 위축되죠. 그런 구조가 너무 오랫동안 관행처럼 이어져왔어요. 이걸로 고민을 안 해본 여자 아나운서가 없을 거예요. 되게 아이러니해요. 외적 조건을 쌓지 않으면 나에게 방송 기회가 안 오고, 방송을 못 하면 내공도 안 생기는 거죠.”

2017년 12월26일 <문화방송> ‘뉴스투데이’ 진행을 맡게 됐다. 이전에 제대로 못 해보고 그만두었던 아픈 프로그램이었다. 다시 기회가 온 것이다. 이제는 정말 자유롭게 해보자, 오래 하는 게 아니라 언제 그만두더라도 후회 없이 해보자는 생각으로 그는 방송에 임했다. 그즈음 평창겨울올림픽 때 컬링 국가대표팀 김은정 선수가 ‘안경 선배’로 불리며 화제가 됐다. 업종 불문하고 일하는 젊은 여성에게 안경은 금기라는 비판의 말들이 하필 그의 귀에 착 붙었다. 그러고 보니 뉴스 진행자도 안경 쓴 여성 선배가 없었다. 그는 아침 6시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새벽 2시40분에 일어나서 메이크업을 하고 준비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고 눈이 늘 피곤했다. 그렇다면 ‘나부터 안경을 써볼까’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날 이후 삶에서 제일 달라진 게 뭐예요?

“2년 반쯤 흘렀네요. 그날의 작은 시도가 이제 저를 자유롭게 만들었어요. 몸도 생각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저의 모든 행동에 따라붙어요.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없는 것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고정관념을 스스로 많이 안 가지려고 노력을 해요.”

―예를 들면 어떤 게 있어요?

“이 나이 때는 결혼을 해야 하고, 아이가 있어야 하고, 이 연차면 이런 역할을 더 해야 하고. 제가 관심을 갖다 보니까 그런 사람이 많이 보여요. 그게 너무 큰 변화예요. 신기할 만큼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이 생겼어요. 물론, 나를 잘 아는 줄 알았는데 나를 잘 모르나 해서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요.”

―어떤 말이 상처가 되었나요?

“진짜 별거 아닌데요. ‘너 페미니즘이야? 페미 하니?’(웃음) 유튜브 할 때 제가 분홍가발 썼더니 ‘튀고 싶어 한다’, ‘이상한 거 아니냐’는 시선들도 있고요.”

―너 페미니스트야, 라고 물으면 뭐라고 해요?

“처음에는 어? 이 질문의 의도가 뭐야? 기분이 묘하게 나쁘면서 저도 어버버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뭐라고 하실 것 같아요?

“왜 물어봤어? 페미니즘은 누구나 알면 좋은 건데, 많은 오해가 있어요. 무조건 꼬투리 잡는다, 무조건 남자를 싫어한다, 쟤는 대화하기 힘들 거야. 근데 아니잖아요.”

―페미니즘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면서 뭐가 좋아졌어요?

“어떤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진 거죠.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있으면 각자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죠. 넌 여자니까, 난 남자니까 이런 게 아니라 난 이런 성향이니까, 넌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살자, 이런 대화가 가능한 거죠.”

―얼굴이 공개된 여성으로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살아가는 불편함 같은 것이 있는데, 어떻게 견디세요?

“진짜 견디는 거예요.(웃음)”

―어떻게 견뎌요?

“대개는 응원과 악플이 같이 오는데 응원의 목소리가 줄어들 때가 있고 그러면 악플이 더 눈에 띄는 때가 있어요.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죠. 그럴 때 외롭더라고요. 근데 결국 내가 뭔가 하는 건 날 위해서다, 그게 맞더라고요. 세상에 뭔가를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 날 위해서 하는 거죠.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니까요. 그걸로 저를 지켜요.”

임현주 아나운서가 문화방송 사옥 복도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임현주 아나운서가 문화방송 사옥 복도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장철규 선임기자 chang21@hani.co.kr
노브라 챌린지, 튀기보다 용기 주고 싶어
임현주는 2020년 2월13일 <문화방송> 시사교양물 ‘시리즈엠(M)’에서 ‘노 브래지어 챌린지’에 참여했다. 역시나 이번에도 관종이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튀어 보이기보단 용기를 주고 싶었다며, 누군가 변화를 찾는 계기가 됐다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원하는 것들을 하고, 원하지 않는 것들을 하지 않으면서 그는 지금의 나에 충실하게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다.파워볼사이트

―<아낌없이 살아보는 중입니다>에서 지금부터 행복하자며 주체적인 삶을 강조했어요. ‘외모에 대한 일상의 평가들이 여성이 가진 진짜 힘을 무력화시킨다’는 메시지를 임현주 아나운서의 삶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감동이었어요. 그런데 ‘두드리면 길은 열린다’, ‘세상에, 그냥 하면 되는 거였다’, ‘개인의 브랜드가 중요해진 시대다’ 이런 이야기들이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능력주의 담론을 정당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글의 톤을 많이 고민했어요. 내가 뭐라고 인생은 이런 것이다, 이런 말 못 해요. 나도 그렇게 못 사는 사람이고. 결국에 제가 찾은 길은 진짜 솔직하게 쓰자, 느낀 감정, 있었던 일들. 결국 개인이 바뀌어야 하지만 그게 또 다는 아니에요. 지향은 당연히 구조의 변화고. 근데 이 구조가 변하기 위해서 개인이 문제의식을 가져야죠. 구조의 변화를 기다리는 것도 저는 좀 수동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생활 속의 불편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이 사회가 바뀌잖아요.”

“고정관념 많이 안 가지려 노력”‘노브라 챌린지’는 용기 전파 시도“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세상에, 그냥 하면 되는 거였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서울대학교 출신이라는 학벌과 외모 자원이 있고, 지상파 방송국 정규직이세요. 이런 조건이 객관적으로는 유리한 출발선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으세요?

“안 믿을 수도 있지만 저는 진짜 제 학교 생각을 별로 안 하고 살아서 그게 나의 걸림돌이라 생각도 안 하는 것 같아요.”

―걸림돌이 아니라 자원이 될 것 같아요.

“이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저는 걸림돌이라고도 생각해요. 자원이라고 느낄 새가 없죠. 방송국에서 제가 그 학벌을 가졌다고 좋은 기회가 오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학자로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사람도 아니고, 외모로 뜨고 싶은 사람도 아니고. 제가 하고 싶은 건 글을 쓰는 건데 저는 완전히 햇병아리라서 오히려 작가님들이 부러워요. 유튜브도 크리에이터들은 어떻게 저렇게 톡톡 튀게 하는지 부럽고…. 제겐 밝은 에너지가 장점인데 이것도 저는 조금 더 분위기 있고 싶어요. 누군가 저를 볼 때 그래도 이 사람은 많은 걸 가졌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저는 제가 항상 제로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진 편견이었네요.

“오히려 아나운서가 책을 쓴다고 했을 때에도 편견이 있잖아요. 아나운서가 쓴 글은 뻔하겠지. 재미없을 거야. 인생에 대해서 얼마나 고민했겠어. 이런 것들도 제가 없애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일부러 책에도 표지에 아나운서 사진을 안 넣었어요. 저는 너무 싫어서 무조건 빼달라고. 그것부터 편견을 주는 거니까.”

일터에서 대체되고 싶지 않은 당신에게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 행동을 촉발하는 마법의 화두 같아요. 요즘 이런 질문 하는 거 있으세요?

“비혼출산.(웃음)”

―아, 사유리씨 경우처럼요?

“우리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이런 게 점점 퍼져나가서 우리가 목소리를 같이 내는 거죠. 동시에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고 갈등도 심해지는데, 그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항상 안타까워요.”

―서로에게 용기가 되자는 이야기를 자주 하셨죠. ‘나는 대체되고 싶지 않다’는 말이 아나운서 직업에만 해당되는 것 같진 않아요. 그런 불안을 느끼는 다른 동료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요?

“어려운 문제네요. 대체되지 않으려면 나만의 특별함이 있어야 하잖아요. 저는 늘 내가 안전한 길을 갔구나, 그런데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을 생각해본 적이 있나? 두루뭉술하게 유명해지고 싶고, 가장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 화려한 이미지만 생각했지, 그걸 통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게 뭘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생각을 안 해봤다는 걸 나중에 느꼈어요. 살면서 어떤 의문이 든다면 안전한 길에서 조금 벗어나도 괜찮다, 안전하고 뭐고를 다 떠나서 일단 저질러봐, 너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근데 그게 모든 직업에 통용할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프리랜서 하실 거예요?

“(웃음) 저는 꿈꾸고 있죠. 지금도 반은 프리랜서라는 마음으로 살아요.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모르지만 기대가 돼요.”

1915년 샬럿 퍼킨스 길먼은 <여성의 옷>에서 “옷은 사회적 휘장이고, 일종의 사회적 피부다”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여성들은 의복에서 남녀 구분을 없애가면서 일터나 카페 같은 남성의 공간으로 진출해 들어갔다. 2018년 한국의 지상파 뉴스에서 ‘여성 앵커의 안경’이 화제가 된 것은 변화의 물줄기가 일상으로 스며든 것이다. 방송에서 관상용 화초로 고정되길 거부하고 폭넓은 활동성을 확보한 그는 56만 팔로어를 둔 인스타그램에 얼마 전에도 이런 멘션을 남겼다. ‘하고 싶은 것 진짜진짜 많음.’ 녹취 홍혜원

임현주를 만든 시간들

2015년

혼자 여행을 시작하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었다고 생각했지만 방송국 안에서 한계를 느끼고 고민이 시작되었다. 혼자 여행을 시작했고,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며 당연한 건 없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2018년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걸까’ 의문을 갖고 뉴스에서 안경을 끼게 되었다. 이후 방송에서 역할과 외적인 모습에 대해 더욱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었다.

2018년

크리에이터가 되다. 브랜드 확장의 시작. 답답하게 느껴졌던 틀을 깨고자 유튜브를 개설하고 다소 파격적인 분홍머리로 첫 영상 공개. 원하면 가볍게 시작해보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2020년

여성, 약자의 이슈에 눈을 뜨다. 생애 첫 악플도 경험. 젠더, 약자, 동물권 등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하는 멋진 동료들을 알게 되어 행복하다. 사진은 ‘노브라 챌린지’를 하던 날 찍은 것.파워볼

2020년

글을 쓰다. 첫 책 출간. 듣는 사람에서 말하는 사람으로, 쓰는 사람으로의 확장. 쓸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건 무너지지 않을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 은유: 글 쓰는 사람. 글쓰기 수업도 한다. <글쓰기의 최전선> <다가오는 말들> <알지 못하는 아이의 죽음> 등을 펴냈다. 2005년부터 여러 매체에 칼럼을 쓰고 인터뷰를 해왔다. 성폭력 피해 여성, 국가폭력 피해자, 성소수자, 산재 노동자까지 다양한 이들을 만나고 기록했다. 사람을 살게 하는 말을 모으고 나누는 인터뷰를 하고 싶다. ‘은유의 연결’은 4주에 한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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